앞으로 몇 년, 몇 십년이 지나더라도.

난 너희 모두가 웃는 얼굴로 서로를. 우리를. 그들을 마주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.

늘 행복했으면 좋겠어.

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.


내가 이기적인걸까.

나는 요새 너무 아파. 밉기도하고. 괜히 우울해지기도 해.

근데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구멍이 너무 클 것 같아.

이게 미련이라고 하기도 너무 어려워.

그냥 일부야. 내 일부였다고.


볼때마다.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. 근데 자꾸 시선을 줄 수가 없었어.

그런 내 자신이 너무 싫었고. 너를 좋아했었던 내가 어색해졌어.

잊을 만 하면 또 문득문득 떠올라. 그때마다 계속 나 자신한테. 난 아무것도 모르지. 그러니까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있는건 없어.

이런 식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진짜 사실들과 희망만을 되뇌어.


근데 그러면서도 또 미워하는게 웃기잖아.

내 눈 앞에 보이기라도 하면 냅다 소리지르고 싶어. 화내고 싶어. 너란 사람은 대체 왜그러냐고.

왜 사람 마음을 이렇게 아프게하냐고. 네가 제일 잘 알지 않냐고. 그걸 감당하고 너도 시작한거 아니냐고. 그럴수록 더 현명하게. 신중하게. 그랬어야하지 않냐고.


하지만 정말로 웃긴건 그러면서도 너를 믿는 내 자신이.

한참 화내고 소리지르다가 눈물 펑펑 쏟으면서 마음 속 깊숙하게 너를 걱정할 내 자신이.

울음때문에 제대로 말도 못꺼내고 너한테 괜찮냐고 분명 말을 꺼낼거라는 내 자신이.

용서가 안되면서 너무 가여워. 너도.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.


계속 이런 딜레마에 빠지면서도 놓지 못한다는건..

바보? 바보인건가? 다들 어떻게 해서든지 떠나가는 사람들이 있는데. 나 진짜 바보인가?

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나을지도 모르잖아. 대체 난 뭘까. 궤도를 못 벗어나고 이렇게 가슴아파하면서도 손에 가시가 돋쳐나면서도 널 못 떼어내는 이유가 뭘까.


환상? 희망? 그런거 되뇌어도 역시 난 잘 모르겠다. 진실도 무엇도 없는 이 곳에서 내가 뭘 기다릴 수 있을까. 마지막 남은 믿음은 미래에 던져둔 채로 지금 널부러져 있는 느낌이야. 그냥 당분간 널 보기가 힘들어. 그런데도 제대로 마주하고 싶어. 진짜 미쳤구나 이젠.


결국 다시 원점. 나는 결국 모두를 아끼는 팬으로서. 누가 뭐라고 해도. 그래. 그 자리에서 기다릴게.

기다릴게. 계속. 기다릴게. 기다릴게.


돌아와. 제대로 우리를 마주봐. 떳떳해져서 돌아와.

계속 기다릴게. 기다릴거야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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